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밤, ‘유제인’의 산장으로 길을 잃은 묘령의 여인이 찾아온다. 길을 잃은 방문객치고는 어딘가 의뭉스러운 여인과 스스로를 ‘유제인’이라 칭하는 여자가 고립된 산장에서 지내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 제인은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를 바라보는 혜원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걸린다. 덩달아 살가워진 그녀의 손은 제인의 뽀얀 살결을 쓰담쓰담 어루만진다. 길들이기 나름이란 말을 썩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혜원은 제 손안에서 보드랍게 풀어지는 그녀를 자신의 입맛대로 길들이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충동과 욕망 그 사이를 넘나드는 뜨거운 뭔가를 참아내듯 혜원이 느리게 침을 삼킨다. 반 뼘 높은 위치에서 가만히 제인을 내려다보는 그녀의 시선에 끈적끈적한 열기가 맺힌 것도 그즈음이었다. “근데 또 모르죠.” 미끄러지듯 뺨을 쓸고 내려온 손으로 제인의 턱 끝을 쥐고는 넌지시 치켜들었다. 아래로 내려앉아 있던 제인의 시선이 덩달아 끌려 올라간다. “지금은 서로를 속이는 게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새 코앞까지 들어찬 혜원에게 제인은 일순 정신을 빼앗겼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까만 눈이 저를 깊이깊이 빨아들이는 것만 같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가까워진다면야.” 부글부글 괴어오르는 충동 따라 혜원이 제인과의 거리를 성큼 좁힌다. 그녀에게서 감도는 숙성된 와인 향이 향수처럼 은은하게 코끝을 건든다. “솔직하게 터 넣고 말할 수 있는 때가 올지도.” 혜원은 당장이라도 입을 맞출 듯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이며 속살댔다. “그리고 그게 당장 오늘이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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