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퍼를 받고 '심안 병원'으로 새로 부임해 온 '진소화' 그곳에서 속을 알 수 없는 환자 '백예서'를 만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 “선생님이 신경 써주는 게 좋아요.” 소화는 저도 모르게 얼음팩을 쥔 손을 꽉 말아쥐었다. 아이가 이렇게 예고도 없이 불쑥 치고 들어올 때마다 소화는 지나치게 긴장하고 지나치게 경직된다. 스스로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할 따름이다. “선생님 곁에 있으면....희망이 생겨요.” 아이의 세상 담담한 고백에도 소화는 격한 파도를 맞이한듯 가슴이 울렁울렁 요동치는 걸 느꼈다. “인생이 재밌어질 것도 같아요.” 대답 없이 닫힌 입술은 굳게 맞물린 채 옴짝달싹한다. “예전엔 사는 게 부질없이 느껴졌는데.” 지금으로선 듣기밖에 할 수 없는 소화는 당황한 눈꺼풀을 벌리며 눈앞에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대책 없이 담는다. “선생님이랑 있으면 제 몸에 소름이 오르는 것도 예민하게 느껴지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도 생생하게 느껴져요.” 언제봐도 아름다운 피사체가 말을 걸고 있었다. “그래서...” 제법 선명하고 뚜렷하게, “선생님이 침 삼키는 소리도 크고 선명하게 들려요.”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선생님은 긴장하면 침을 삼키는 버릇이 있잖아요.” 벼락같은 깨달음과 함께 소화는 습관처럼 행한 목 넘김을 중단했다. 그러나 뜨겁게 의식하는 순간 도리어 참을 수가 없어져 또 다시 꿀꺽, 하고 침을 넘기고 말았다. “또 삼키시네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이가 순간을 잡아챈다. 뒤이어 옮겨붙은 아이의 시선이 딸꾹질 직전으로 긴장해 있는 소화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 “선생님.” 맹랑하게 뒤바뀐 눈은 무서우리만치 예리해진 후이다. “....긴장했어요? 저 때문에?”
(More)** 오퍼를 받고 '심안 병원'으로 새로 부임해 온 '진소화' 그곳에서 속을 알 수 없는 환자 '백예서'를 만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 “선생님이 신경 써주는 게 좋아요.” 소화는 저도 모르게 얼음팩을 쥔 손을 꽉 말아쥐었다. 아이가 이렇게 예고도 없이 불쑥 치고 들어올 때마다 소화는 지나치게 긴장하고 지나치게 경직된다. 스스로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할 따름이다. “선생님 곁에 있으면....희망이 생겨요.” 아이의 세상 담담한 고백에도 소화는 격한 파도를 맞이한듯 가슴이 울렁울렁 요동치는 걸 느꼈다. “인생이 재밌어질 것도 같아요.” 대답 없이 닫힌 입술은 굳게 맞물린 채 옴짝달싹한다. “예전엔 사는 게 부질없이 느껴졌는데.” 지금으로선 듣기밖에 할 수 없는 소화는 당황한 눈꺼풀을 벌리며 눈앞에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대책 없이 담는다. “선생님이랑 있으면 제 몸에 소름이 오르는 것도 예민하게 느껴지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도 생생하게 느껴져요.” 언제봐도 아름다운 피사체가 말을 걸고 있었다. “그래서...” 제법 선명하고 뚜렷하게, “선생님이 침 삼키는 소리도 크고 선명하게 들려요.”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선생님은 긴장하면 침을 삼키는 버릇이 있잖아요.” 벼락같은 깨달음과 함께 소화는 습관처럼 행한 목 넘김을 중단했다. 그러나 뜨겁게 의식하는 순간 도리어 참을 수가 없어져 또 다시 꿀꺽, 하고 침을 넘기고 말았다. “또 삼키시네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이가 순간을 잡아챈다. 뒤이어 옮겨붙은 아이의 시선이 딸꾹질 직전으로 긴장해 있는 소화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 “선생님.” 맹랑하게 뒤바뀐 눈은 무서우리만치 예리해진 후이다. “....긴장했어요? 저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