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나라 표지
완결소설

신의 나라

그 밤은 지옥이었다. 옷장에 숨어, 부모님이 살해되는 장면을 봐야 했던 쌍둥이에게 그 밤은 지옥이었다. “엄마….” 쌍둥이 중 한 명이 낸 소리에 옷장 문이 열렸다. 밖으로 끌려 나가는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손을 내밀며 비명을 질렀다. 아이는 자신에게 내미는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손을 내민 아이는 옷장에 남았고, 손을 잡아준 아이가 끌려 나갔다. 손을 내민 아이와 손을 잡아준 아이 중 끝나지 않는 지옥에 남은 아이는 누구일까? “내가 살았던 지옥에서, 이젠 네가 살아봐.” 쌍둥이의 옷장에 휘말린 세 명의 여자 중 문을 연 사람은 누구일까? *** “도하 씨. 내가 도하 씨 주워도 돼요?” “당신도 내가 가여운가요? 아니면, 불쌍해요?” “그렇다고 한다면 도하 씨를 주워도 되나요?” “주운 후엔 언제 버릴 건가요? 당신도 금방 버릴 텐데. 난… 내가 당신을 따라온 건….” “알아요. 내가 가여워 보였던 거 아닌가요? 아니면 비슷해 보였나요?” 도하는 삶을 포기했었고, 윤영은 삶을 체념했었다. 윤영이 도하에게 느낀 체취는 자신의 것이었다. 도하의 손은 차가웠고, 자신의 삶도 그랬다. “난 도하 씨의 흉터로 남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날 물고 놓지 말아요.” 도하의 느린 걸음에 맞춰, 느린 호흡에 맞춰, 상처를 치료하고 싶었다. 도하에게 꽃피우고 싶었다. “여기에 꽃이 피겠네요.” 손목의 흉터에 윤영이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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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은 지옥이었다. 옷장에 숨어, 부모님이 살해되는 장면을 봐야 했던 쌍둥이에게 그 밤은 지옥이었다. “엄마….” 쌍둥이 중 한 명이 낸 소리에 옷장 문이 열렸다. 밖으로 끌려 나가는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손을 내밀며 비명을 질렀다. 아이는 자신에게 내미는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손을 내민 아이는 옷장에 남았고, 손을 잡아준 아이가 끌려 나갔다. 손을 내민 아이와 손을 잡아준 아이 중 끝나지 않는 지옥에 남은 아이는 누구일까? “내가 살았던 지옥에서, 이젠 네가 살아봐.” 쌍둥이의 옷장에 휘말린 세 명의 여자 중 문을 연 사람은 누구일까? *** “도하 씨. 내가 도하 씨 주워도 돼요?” “당신도 내가 가여운가요? 아니면, 불쌍해요?” “그렇다고 한다면 도하 씨를 주워도 되나요?” “주운 후엔 언제 버릴 건가요? 당신도 금방 버릴 텐데. 난… 내가 당신을 따라온 건….” “알아요. 내가 가여워 보였던 거 아닌가요? 아니면 비슷해 보였나요?” 도하는 삶을 포기했었고, 윤영은 삶을 체념했었다. 윤영이 도하에게 느낀 체취는 자신의 것이었다. 도하의 손은 차가웠고, 자신의 삶도 그랬다. “난 도하 씨의 흉터로 남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날 물고 놓지 말아요.” 도하의 느린 걸음에 맞춰, 느린 호흡에 맞춰, 상처를 치료하고 싶었다. 도하에게 꽃피우고 싶었다. “여기에 꽃이 피겠네요.” 손목의 흉터에 윤영이 입을 맞췄다.

김동이
김동이⌃0작품 수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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