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lease ship it without leaving a trace.
스물두 살, 디자인 회사 사원 공서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무섭게 디자인 학원에 다녔고, 두 달 전 작은 회사에 어영부영 취업했다. 여느 때와 같이 일하고 있던 서윤은 누군가로부터 황당한 메시지를 받게 된다. [ 갑자기 연락드려서 죄송한데요. ] [ 택배가 여기로, 잘못 배송된 거 같아서요. ] “………에엥?!” 택배 하나가 이사하기 전 주소로 잘못 배송이 된 것이었다. 하루 종일 상사에게 잔뜩 혼나기만 해,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건만. 잘못 배송된 택배를 가져오기 위해 퇴근 후 어쩔 수 없이 전에 살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연히 택배만 받아 오면 될 거라 생각한 것은 내용물을 몰랐던 서윤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무슨 성인용품이 이렇게 많아요?” 그렇다. 퀴어 영화를 보고 충동적으로 주문한 성인용품이었다. 핑거돔. 젤. 그리고 크기가 다른 검은색 딜도 둘. “제가 예전에 살던 주소로 주문해 놓고, 까먹었네요.” “…….” “죄송합니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미 벌어진 일. 거듭해서 사과만 건넬 수밖에. 몇 번의 사과 후, 전 집을 나서려는 서윤을 여자가 불러세웠다. “이봐요. 공서윤 씨. 이것도 인연인데, 밥이나 한 끼 사요.” 평범하기 짝이 없었던 서윤의 하루가, 또다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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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 디자인 회사 사원 공서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무섭게 디자인 학원에 다녔고, 두 달 전 작은 회사에 어영부영 취업했다. 여느 때와 같이 일하고 있던 서윤은 누군가로부터 황당한 메시지를 받게 된다. [ 갑자기 연락드려서 죄송한데요. ] [ 택배가 여기로, 잘못 배송된 거 같아서요. ] “………에엥?!” 택배 하나가 이사하기 전 주소로 잘못 배송이 된 것이었다. 하루 종일 상사에게 잔뜩 혼나기만 해,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건만. 잘못 배송된 택배를 가져오기 위해 퇴근 후 어쩔 수 없이 전에 살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연히 택배만 받아 오면 될 거라 생각한 것은 내용물을 몰랐던 서윤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무슨 성인용품이 이렇게 많아요?” 그렇다. 퀴어 영화를 보고 충동적으로 주문한 성인용품이었다. 핑거돔. 젤. 그리고 크기가 다른 검은색 딜도 둘. “제가 예전에 살던 주소로 주문해 놓고, 까먹었네요.” “…….” “죄송합니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미 벌어진 일. 거듭해서 사과만 건넬 수밖에. 몇 번의 사과 후, 전 집을 나서려는 서윤을 여자가 불러세웠다. “이봐요. 공서윤 씨. 이것도 인연인데, 밥이나 한 끼 사요.” 평범하기 짝이 없었던 서윤의 하루가, 또다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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