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13구역을 벗어나 1구역으로 배치를 받은 백신희. 명예로운 교관직과 더불어 주영아와 함께하는 신혼생활에 푹 빠져드는데. 그런데 이게 웬일? 농담처럼 떠들던 알콩이와 달콩이가 현실로? “이제 와서 손만 잡고 자는 게 말이 돼요? 이미 할 거 다 해놓고.” “쉿! 그런 말 하지 마. 애들 들어!” *** “이제 내가 원하는 거 말하면 되나?” 헤드셋을 벗은 신희가 영아를 돌아봤다. 답지 않게 머뭇거리는 모습에 영아는 불안감을 느꼈다.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지. “네. 말씀하세요.” 영아는 자꾸만 달싹거리는 신희의 입술을 보며 대꾸했다. “주영아, 우리….”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던 백신희가 저렇게까지 망설이다니. 어떤 문제적 발언이 나올까 두려울 따름이었다. “사귈까?” 양손 엄지와 검지를 만지작거리던 신희가 폭탄을 투하했다. “…?” 영아는 신희의 입술 높이에 맞췄던 시선을 들어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어지간한 헛소리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나 보다. “저 선배님 싫어한다니까요?” 싫고 좋고를 떠나, 순수하게 궁금했다. 백신희의 머릿속은 대체 어떻게 되어있는 건지. 살면서 이렇게 황당한 기분은 처음이었다. “싫어해도 사귈 수 있잖아. 옛날에는 원수끼리도 결혼하고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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