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꽃 표지
완결소설

유리꽃

건조한 결혼 생활만 12년째, 정하의 시어머니는 완벽한 아들의 흠결을 메우기 위해 대리모 혜온을 데려온다. 정하는 그런 혜온을 내치기는커녕 흔쾌히 방까지 내어주는데……. 남편을 따라다녀야 할 혜온이 어째서인지 자꾸 정하의 시야에 들어온다. *** “집에 오면 씻고 바로 서재로 가는 사람이라, 만약 내 남편이 보고 싶은 거라면 넉넉히 열 시쯤 서재로 가면 될 거예요. 이해했어요?” “…….” “나는 지금 혜온 씨한테 굳이 내 옆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는 거예요. 무얼 하든 나도, 남편도 혜온 씨를 절대 말리거나 나무라지 않을 거니까.” “사모님은…… 제가 싫지 않으세요?” 사모님이라, 듣기에 썩 나쁘지 않은 호칭이네. 나는 혜온이 영민하게 골라낸 단어를 입안에서 굴려보다가 소리죽여 웃고 만다. 혜온은 내게 질문을 던지고도 도통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내게 자신이 싫지 않으냐고 묻는 하얀 얼굴은 한창때의 장마처럼 우울하고 눅눅하기 짝이 없다. 아, 저 얼굴에 대고 싫다고 말하면 금방이라도 유리구슬 같은 눈물을 흘려낼까. “싫어.” “…….” “……해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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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결혼 생활만 12년째, 정하의 시어머니는 완벽한 아들의 흠결을 메우기 위해 대리모 혜온을 데려온다. 정하는 그런 혜온을 내치기는커녕 흔쾌히 방까지 내어주는데……. 남편을 따라다녀야 할 혜온이 어째서인지 자꾸 정하의 시야에 들어온다. *** “집에 오면 씻고 바로 서재로 가는 사람이라, 만약 내 남편이 보고 싶은 거라면 넉넉히 열 시쯤 서재로 가면 될 거예요. 이해했어요?” “…….” “나는 지금 혜온 씨한테 굳이 내 옆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는 거예요. 무얼 하든 나도, 남편도 혜온 씨를 절대 말리거나 나무라지 않을 거니까.” “사모님은…… 제가 싫지 않으세요?” 사모님이라, 듣기에 썩 나쁘지 않은 호칭이네. 나는 혜온이 영민하게 골라낸 단어를 입안에서 굴려보다가 소리죽여 웃고 만다. 혜온은 내게 질문을 던지고도 도통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내게 자신이 싫지 않으냐고 묻는 하얀 얼굴은 한창때의 장마처럼 우울하고 눅눅하기 짝이 없다. 아, 저 얼굴에 대고 싫다고 말하면 금방이라도 유리구슬 같은 눈물을 흘려낼까. “싫어.” “…….” “……해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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