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20년지기 소꿉친구가 주영에게 고백해왔다. 그런데, 그냥 고백은 아니고, 중2병 고백이라는 게 문제였다. "너한테서 달달한 냄새 나." "엥? 누가 그래?" 혜린이 자신의 오른팔을 가리키며 '흑염룡'이 그랬단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주영은 꿈을 꾸고 있나 해서 눈을 감았다 떴다. 눈앞에 보이는 20년지기 소꿉친구의 찰랑거리는 생머리, 모델 뺨치게 귀엽고 예쁜 얼굴은 여전했다. 그런데 그 예쁜 얼굴로 여전히 헛소리를 부가적으로 내뱉고 있었다. "진짜야. 내 오른팔에 흑염룡이 있다니까." "....흑...염...룡?" 올해 대학생이 된 주영은 무더운 여름을 맞아, 화채 그릇 하나 들고 에어컨이 빵빵한 20년지기 혜린의 원룸으로 피서를 온 참이었다. 둘 다 대학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오자마자 이게 무슨 소리야? 주영은 혜린이 더위를 먹어 헛소리를 하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너 더위 먹었니?" 혜린이 고개를 젓는다. "그럼, 진짜 흑염룡이 오른팔에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혜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용족의 후예이고, 용의 본능이 몸 안에 있단다. 그게 그...오른팔에 있는 '흑, 염, 룡' 이라고. 혹시나 해서 다시 물어봐도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게다가 증거도 있다는 듯, 혜린이 새침한 얼굴로 뒤에 감추고 있던 오른팔을 들어 앞으로 내밀었다. 그 오른팔엔 누가 봐도 붕대가 칭칭 감겨있었다. 그러니까......그......중2병 스타일이었다. '아이고, 머리야......' 주영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이거, 그러니까 지금...얘, 중2병 걸린 거 맞지? 누구나 한 번쯤은 걸리고 넘어간다는 바로 그 병,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병에......하필 혜린이 걸리고 만 것이다. 심지어 스물이나 먹은 지금에서야. 후우. 한숨이 절로 나왔다.
(더 보기)어느 날, 20년지기 소꿉친구가 주영에게 고백해왔다. 그런데, 그냥 고백은 아니고, 중2병 고백이라는 게 문제였다. "너한테서 달달한 냄새 나." "엥? 누가 그래?" 혜린이 자신의 오른팔을 가리키며 '흑염룡'이 그랬단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주영은 꿈을 꾸고 있나 해서 눈을 감았다 떴다. 눈앞에 보이는 20년지기 소꿉친구의 찰랑거리는 생머리, 모델 뺨치게 귀엽고 예쁜 얼굴은 여전했다. 그런데 그 예쁜 얼굴로 여전히 헛소리를 부가적으로 내뱉고 있었다. "진짜야. 내 오른팔에 흑염룡이 있다니까." "....흑...염...룡?" 올해 대학생이 된 주영은 무더운 여름을 맞아, 화채 그릇 하나 들고 에어컨이 빵빵한 20년지기 혜린의 원룸으로 피서를 온 참이었다. 둘 다 대학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오자마자 이게 무슨 소리야? 주영은 혜린이 더위를 먹어 헛소리를 하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너 더위 먹었니?" 혜린이 고개를 젓는다. "그럼, 진짜 흑염룡이 오른팔에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혜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용족의 후예이고, 용의 본능이 몸 안에 있단다. 그게 그...오른팔에 있는 '흑, 염, 룡' 이라고. 혹시나 해서 다시 물어봐도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게다가 증거도 있다는 듯, 혜린이 새침한 얼굴로 뒤에 감추고 있던 오른팔을 들어 앞으로 내밀었다. 그 오른팔엔 누가 봐도 붕대가 칭칭 감겨있었다. 그러니까......그......중2병 스타일이었다. '아이고, 머리야......' 주영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이거, 그러니까 지금...얘, 중2병 걸린 거 맞지? 누구나 한 번쯤은 걸리고 넘어간다는 바로 그 병,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병에......하필 혜린이 걸리고 만 것이다. 심지어 스물이나 먹은 지금에서야. 후우. 한숨이 절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