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저 사람….” “네?” “아. 아냐,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직감의 명령을 따라서. 주하는 아까 현을 가까이했던 때를 떠올렸다. 말끝을 흐리는 저를 이상하다고 보는 시선에 되레 눈을 흘기면서도. 주하는 문득 떠오른 부조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제가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서서, 싫다는 뜻으로 옷을 털던 때도 무서우리만치 담배 냄새가 풍겼었다. 그 냄새가 사건 현장을 망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 그런데. 안 났지. 주하는 다시 떠올렸다, 그 순간을. 말하는 데 집중해서, 다른 무엇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제 말에 무어라 흔들릴 그 눈동자를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떠올려도, 역시. 옷만 털어도. 아니. 소매만 조금 움직여도, 당장에 풀풀 풍기는 그 지독한 담배 냄새가. 되짚은 순간의 특별한 사실을 상기한 순간, 팔에 잔소름이 돋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코끝이 닿을 듯 가까웠던 그 거리에서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었다. * 토막 살인 시체가 나타났다. 그것도 세 번. 첫 번째 토막 사체와 세 번째 토막 사체를 발견한 이현은 M 신문사 사회부 4팀, 부하 직원 없는 팀의 팀장이다. 첫 발견 당시, 현은 자신의 과거와 이 토막 사체를 결부 지어 이해하며,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윤재서의 닦달에도 사건을 열심히 조사하고, 이런 이현을 담당 형사 한주하는 여러 이유로 의심한다. 어떤 사건 이후 자신의 감정을 전부 잃은 듯 행동하는 기자 이현과 타인과의 선을 넘나들며 사건을 조사하는 열혈 형사 한주하. 그리고 이 두 사람에게 다가가는 어떤 존재. 그들의 결말은?
(더 보기)“그러고 보니, 저 사람….” “네?” “아. 아냐,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직감의 명령을 따라서. 주하는 아까 현을 가까이했던 때를 떠올렸다. 말끝을 흐리는 저를 이상하다고 보는 시선에 되레 눈을 흘기면서도. 주하는 문득 떠오른 부조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제가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서서, 싫다는 뜻으로 옷을 털던 때도 무서우리만치 담배 냄새가 풍겼었다. 그 냄새가 사건 현장을 망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 그런데. 안 났지. 주하는 다시 떠올렸다, 그 순간을. 말하는 데 집중해서, 다른 무엇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제 말에 무어라 흔들릴 그 눈동자를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떠올려도, 역시. 옷만 털어도. 아니. 소매만 조금 움직여도, 당장에 풀풀 풍기는 그 지독한 담배 냄새가. 되짚은 순간의 특별한 사실을 상기한 순간, 팔에 잔소름이 돋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코끝이 닿을 듯 가까웠던 그 거리에서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었다. * 토막 살인 시체가 나타났다. 그것도 세 번. 첫 번째 토막 사체와 세 번째 토막 사체를 발견한 이현은 M 신문사 사회부 4팀, 부하 직원 없는 팀의 팀장이다. 첫 발견 당시, 현은 자신의 과거와 이 토막 사체를 결부 지어 이해하며,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윤재서의 닦달에도 사건을 열심히 조사하고, 이런 이현을 담당 형사 한주하는 여러 이유로 의심한다. 어떤 사건 이후 자신의 감정을 전부 잃은 듯 행동하는 기자 이현과 타인과의 선을 넘나들며 사건을 조사하는 열혈 형사 한주하. 그리고 이 두 사람에게 다가가는 어떤 존재. 그들의 결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