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 하나 없이 평탄하고 완벽한 인생을 살아가던 27살 은서하. 그날도 서하의 삶은 평안하기만 했다. 약혼자가 결혼식을 한 달 남짓 앞두고 바람피우는 걸 알기 전까지는. 서하는 곧장 남자에게 파혼을 선언하고 급기야 부모님의 파혼 반대에 반기를 들며 가출을 강행한다. 홧김에 집은 나왔지만 갈 곳이 없었다. 곧 결혼하리라는 예상에 자취방은 빼버렸고, 고지식한 부모님 댁으로 돌아갈 마음은 더더욱 없고, 아직 파혼 사실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막막한 현실에 서하는 정처 없이 길을 헤매다 대학 시절 자주 갔던 술집으로 향한다. 약혼자 놈을 욕하고 부모님을 원망하며 술을 들이켜길 수차례. 친구 혜원에게 좀 데리러 와달라는 부탁 전화를 하게 된다. “나 취했어. 나 데리러 와.” [알겠어. 지금 어딘데?] 오늘따라 혜원의 목소리가 다른 누군가를 닮은 듯했지만, 차오르는 취기에 의해 의문이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자신을 데리러 온 여자의 정체에 서하는 경악하는데……. “네가 불렀잖아. 그래서 데리러 왔어.” 애써 외면하고 묻어뒀던 7년 전 그날. 그 아이. 첫사랑 서주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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