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2021년 타사에서 출간된 단편집 <감금> 중 <요정의 침실>을 장편으로 완전개정하여 출간하였습니다. <룬, 키스는 어떤 느낌일까?> 그건 분명, 가벼운 호기심에 던진 질문이었는데……. 왕국의 햇살 같은 막내 왕녀, 카디아는 자신의 호위 기사인 루나엘을 바라보며 새삼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사실 어쩌면 그때부터였을까. 10년이 넘게 함께한 그녀를 마주할 때마다 주체할 수 없이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한 것이. 결국 카디아는 잠재울 수 없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루나엘을 향해 기어이 가련한 한탄을 내뱉어 버렸다.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내가, 너를 상대로…….” “예전에 저한테 물으셨죠? 키스해 본 적 있냐고.” “…….” “허락하신다면, 기꺼이 당신을 제 처음으로 삼겠습니다.” 밤의 요정을 닮은 기사의 이성이 비로소 뚝, 끊기는 순간이었다.
(더 보기)*본 작품은 2021년 타사에서 출간된 단편집 <감금> 중 <요정의 침실>을 장편으로 완전개정하여 출간하였습니다. <룬, 키스는 어떤 느낌일까?> 그건 분명, 가벼운 호기심에 던진 질문이었는데……. 왕국의 햇살 같은 막내 왕녀, 카디아는 자신의 호위 기사인 루나엘을 바라보며 새삼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사실 어쩌면 그때부터였을까. 10년이 넘게 함께한 그녀를 마주할 때마다 주체할 수 없이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한 것이. 결국 카디아는 잠재울 수 없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루나엘을 향해 기어이 가련한 한탄을 내뱉어 버렸다.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내가, 너를 상대로…….” “예전에 저한테 물으셨죠? 키스해 본 적 있냐고.” “…….” “허락하신다면, 기꺼이 당신을 제 처음으로 삼겠습니다.” 밤의 요정을 닮은 기사의 이성이 비로소 뚝, 끊기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