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기>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코 앞이라 오전 시간은 스케줄을 모두 비우고 부재중인 것으로 처리해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책상 위의 전화기 불이 번쩍이자 미애는 바로 받았다. 보통 일은 아닐 거라는 예감이 들어서. [태현 작가님이 오셨어요. 무조건 상무님 만나뵈어야겠다고 하세요.] 비서는 다급하게 말했다. 역시. 미애는 한숨을 섞어 대답했다. "자리에 없다고 하세요."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순간, 문이 열렸다. "다 들리거든?" 태현이었다. 껄렁껄렁한 말투에, 작업용 앞치마를 그대로 두른 채로 문을 활짝 열고서. 태현의 등 뒤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수화기를 든 채 미애의 상태를 살피는 비서가 보였다. 이쯤 되면 수습하는 건 미애의 몫이다. 괜찮다는 의미로 미애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비서가 절절 매면서도 문을 닫았다. 방음에 신경 써서 만든 문이 철컥, 무거운 소리를 내면서 닫혔다. 그걸 듣자마자 미애는 작게 터져 나오는 한숨을 막을 수가 없었다. 태현이 이삼 일 잠잠했기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었지만 설마 상무실까지 찾아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도 안 읽고. 뭐 하자는 거야?"
(더 보기)<미리 보기>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코 앞이라 오전 시간은 스케줄을 모두 비우고 부재중인 것으로 처리해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책상 위의 전화기 불이 번쩍이자 미애는 바로 받았다. 보통 일은 아닐 거라는 예감이 들어서. [태현 작가님이 오셨어요. 무조건 상무님 만나뵈어야겠다고 하세요.] 비서는 다급하게 말했다. 역시. 미애는 한숨을 섞어 대답했다. "자리에 없다고 하세요."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순간, 문이 열렸다. "다 들리거든?" 태현이었다. 껄렁껄렁한 말투에, 작업용 앞치마를 그대로 두른 채로 문을 활짝 열고서. 태현의 등 뒤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수화기를 든 채 미애의 상태를 살피는 비서가 보였다. 이쯤 되면 수습하는 건 미애의 몫이다. 괜찮다는 의미로 미애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비서가 절절 매면서도 문을 닫았다. 방음에 신경 써서 만든 문이 철컥, 무거운 소리를 내면서 닫혔다. 그걸 듣자마자 미애는 작게 터져 나오는 한숨을 막을 수가 없었다. 태현이 이삼 일 잠잠했기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었지만 설마 상무실까지 찾아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도 안 읽고. 뭐 하자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