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클럽에서 여왕님으로 일하던 민서는 그곳에서 진상상사를 만나 화끈하게 복수하고 회사와 클럽 모두에서 잘리고 만다. 하지만 이것저것 할 줄 알았기에 금방 ‘카페 블랙’에 취직하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장은 완전 초짜에 카페에 대해서 잘 모르는 허당! 민서는 사장인 은영을 혼내 가며 커피 내리는 법을 가르치고 은영은 왠지 점점 더 많은 실수를 하게 되는데…. [미리보기] 일단 말은 그렇게 했다. 첫 번째로 자기 가게에서 자기가 사고를 친 걸 갖고 내가 뭐라고 하기도 웃기고, 이런 일이 있을 때는 그래도 겉으로나마 걱정하는 말을 하는 게 예의다. 사장은 당황해서 이걸 치운다고 왔다 갔다 했지만 정말 일하는 재주는 없는지, 어지간히 걸리적거렸다. 짜증이 살짝 올라있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꾹꾹 참고 있는데, 사장이 맨손으로 깨진 잔을 집으려는 순간 나는 참지 못하고 그 손등을 찰싹 때리고 말았다. 위험하잖아. “가만 좀 있어요.” 사장이 조금 놀란 듯 나를 빤히 본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표정. 원망하는 듯하면서 기대하는 듯한. 사장이 조심스럽게 손을 다시 깨진 유리로 가져간다. 다시, 손등을 찰싹 때렸다. “사장님, 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네….” 찰싹- 부드럽고 흰 손등이 빨개지도록 한 대를 더 때렸다. 이번엔 있는 힘껏. “제가 치울게요. 아셨죠?” 사장이 울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 얼굴에서 묘한 충족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여자, 살짝 즐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분명히,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 같지는 않거든. 방금, 일부러 그런 거 아냐? 깨진 잔을 치우고 우리는 한동안 어색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업은 아까 그게 다였다. 띄엄띄엄 손님이 오면 내가 커피를 만들었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퇴근 시간이 되었다. 퇴근 5분 전,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끝내 물어보고 말았다. “사장님 혹시, 혼나는 거 좋아해요?”
(더 보기)SM클럽에서 여왕님으로 일하던 민서는 그곳에서 진상상사를 만나 화끈하게 복수하고 회사와 클럽 모두에서 잘리고 만다. 하지만 이것저것 할 줄 알았기에 금방 ‘카페 블랙’에 취직하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장은 완전 초짜에 카페에 대해서 잘 모르는 허당! 민서는 사장인 은영을 혼내 가며 커피 내리는 법을 가르치고 은영은 왠지 점점 더 많은 실수를 하게 되는데…. [미리보기] 일단 말은 그렇게 했다. 첫 번째로 자기 가게에서 자기가 사고를 친 걸 갖고 내가 뭐라고 하기도 웃기고, 이런 일이 있을 때는 그래도 겉으로나마 걱정하는 말을 하는 게 예의다. 사장은 당황해서 이걸 치운다고 왔다 갔다 했지만 정말 일하는 재주는 없는지, 어지간히 걸리적거렸다. 짜증이 살짝 올라있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꾹꾹 참고 있는데, 사장이 맨손으로 깨진 잔을 집으려는 순간 나는 참지 못하고 그 손등을 찰싹 때리고 말았다. 위험하잖아. “가만 좀 있어요.” 사장이 조금 놀란 듯 나를 빤히 본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표정. 원망하는 듯하면서 기대하는 듯한. 사장이 조심스럽게 손을 다시 깨진 유리로 가져간다. 다시, 손등을 찰싹 때렸다. “사장님, 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네….” 찰싹- 부드럽고 흰 손등이 빨개지도록 한 대를 더 때렸다. 이번엔 있는 힘껏. “제가 치울게요. 아셨죠?” 사장이 울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 얼굴에서 묘한 충족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여자, 살짝 즐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분명히,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 같지는 않거든. 방금, 일부러 그런 거 아냐? 깨진 잔을 치우고 우리는 한동안 어색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업은 아까 그게 다였다. 띄엄띄엄 손님이 오면 내가 커피를 만들었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퇴근 시간이 되었다. 퇴근 5분 전,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끝내 물어보고 말았다. “사장님 혹시, 혼나는 거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