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감정을 넘어서 파도처럼 몰아치는 수많은 질문. 그중 하나의 해답이 자리에 앉는 순간 떠올랐다. 기억 속에 있는 대답. 아마도 저와 같을. 다르지 않을. “서성대는 나의 종착지.” 글자나 숫자, 그래프가 빼곡한 종이를 내려다보던 무심한 시선이 화들짝 놀란 모습으로 저를 향했다. “아….”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린 그 말을 주워 담기라도 할 것처럼 입을 틀어막았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조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진은 놀란 눈으로 저를 보는 세하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빤한 시선이 지긋한 모습으로 저를 향했다. 하지만 마주침은 길지 않았다. 세하는 하진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요.” 더는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팔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데, 마치 다른 차원인 듯 거리감이 느껴졌다. 하진은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가방만 애꿎게 쥐었다가 폈다. 「세하야. 우리는 안 돼.」 그렇게 제게 마음을 주어 놓고도, 자신의 이기적인 말에 눈물도 흘리지 못했던 아이. 「먼저 갈게.」 졸업과 함께 결별을 고하고, 내리는 눈 속에 그대로 내버려 두고 왔던 그 아이. 하진과 세하는 고등학교 동창이면서, 서로의 첫사랑이었다. * 고등학교 때의 첫사랑을 마음에 간직한 채로, 오랜 시간을 돌아서 다시 만나게 된 세하와 하진. 아직 서로 잊지 못했지만, 발목을 붙잡는 과거로 인해 쉽사리 하진의 마음을 받지 못하던 세하가 하진과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은 그 순간. 두 사람 앞에 나타난 세하의 대학 시절 BDSM 파트너 J. 글로벌 투자 기업을 운영하는 J의 등장과 함께 혼란스러워지는 세 사람이 다다르게 될 종착지는 과연 어디일까요?
(More)왜. 감정을 넘어서 파도처럼 몰아치는 수많은 질문. 그중 하나의 해답이 자리에 앉는 순간 떠올랐다. 기억 속에 있는 대답. 아마도 저와 같을. 다르지 않을. “서성대는 나의 종착지.” 글자나 숫자, 그래프가 빼곡한 종이를 내려다보던 무심한 시선이 화들짝 놀란 모습으로 저를 향했다. “아….”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린 그 말을 주워 담기라도 할 것처럼 입을 틀어막았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조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진은 놀란 눈으로 저를 보는 세하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빤한 시선이 지긋한 모습으로 저를 향했다. 하지만 마주침은 길지 않았다. 세하는 하진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요.” 더는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팔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데, 마치 다른 차원인 듯 거리감이 느껴졌다. 하진은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가방만 애꿎게 쥐었다가 폈다. 「세하야. 우리는 안 돼.」 그렇게 제게 마음을 주어 놓고도, 자신의 이기적인 말에 눈물도 흘리지 못했던 아이. 「먼저 갈게.」 졸업과 함께 결별을 고하고, 내리는 눈 속에 그대로 내버려 두고 왔던 그 아이. 하진과 세하는 고등학교 동창이면서, 서로의 첫사랑이었다. * 고등학교 때의 첫사랑을 마음에 간직한 채로, 오랜 시간을 돌아서 다시 만나게 된 세하와 하진. 아직 서로 잊지 못했지만, 발목을 붙잡는 과거로 인해 쉽사리 하진의 마음을 받지 못하던 세하가 하진과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은 그 순간. 두 사람 앞에 나타난 세하의 대학 시절 BDSM 파트너 J. 글로벌 투자 기업을 운영하는 J의 등장과 함께 혼란스러워지는 세 사람이 다다르게 될 종착지는 과연 어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