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서 동료들을 잃고 PTSD로 제대한 채수현에게 경호 의뢰가 들어온다. 국내 정상을 수년째 지키는 배우, 지애에게 스토커가 생겼기 때문. 동료를 잃은 좌절감에 채수현은 경호를 거절한다. 배우 지애, 이지은 또한 스토커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에 누구도 곁에 두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수현은 자신과 어쩌면 같은 모습으로 두려움에 떠는 지은의 모습에 결국에는 경호를 수락하고, 지은 또한 자신을 위해 전부 내어주는 수현에게 자신을 의지하기 시작한다. 서로 함께 살며 티격태격하면서도 가까워지던 두 사람은 실수한 스토커를 붙잡으면서 일상이라는 평화를 되찾는 듯싶지만, 이번에는 수현이 군인 생활을 하던 시절에 만나게 된 악연을 한국에서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 “잠깐만요.” 그렇게 멀어진 거리만큼 지은이 다가왔다. 다가와서, 내내 주머니에 넣어둔 채로 꺼내 보지 않았던 휴대폰을 꺼내서 수현에게 내밀었다. 말이 없더라도, 이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고. 휴대폰에 시선을 준 수현의 눈썹이 가볍게 들썩였다. “번호 알려줘요. 수현 씨가 내게 바라는 게 없더라도.” 처음. 이 사람이 제 이름을 불렀다. 내내 차갑게 굴던 사람이 처음으로 부른 제 이름. 수현은 마른 침을 삼켰다. 어쩌면 완전한 남이 처음으로 제 이름을 부른 일이. 수현은 눈으로 얼굴을 보고 있을 때만 그릴 수 있는 지은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이 부른 제 이름이 좋았다. 꼬박 이틀을 차갑고 또 잔인하게 굴던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서, 수현은 이 작은 일을 기쁘게 여겼다. “내가 수현 씨에게 해주고 싶은 게 생각날 수도 있잖아요. 지금은 솔직히 생각 안 나. 근데 생각나면. 응. 내가 수현 씨에게 전하고 싶은 무언가가 생각나면.” 지은은 아직 수현이 받지 않은 제 휴대폰을 한 발자국 더 다가와서 수현에게 내밀었다. “그러면 연락할 수 있게. 번호 주세요.”
(More)전장에서 동료들을 잃고 PTSD로 제대한 채수현에게 경호 의뢰가 들어온다. 국내 정상을 수년째 지키는 배우, 지애에게 스토커가 생겼기 때문. 동료를 잃은 좌절감에 채수현은 경호를 거절한다. 배우 지애, 이지은 또한 스토커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에 누구도 곁에 두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수현은 자신과 어쩌면 같은 모습으로 두려움에 떠는 지은의 모습에 결국에는 경호를 수락하고, 지은 또한 자신을 위해 전부 내어주는 수현에게 자신을 의지하기 시작한다. 서로 함께 살며 티격태격하면서도 가까워지던 두 사람은 실수한 스토커를 붙잡으면서 일상이라는 평화를 되찾는 듯싶지만, 이번에는 수현이 군인 생활을 하던 시절에 만나게 된 악연을 한국에서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 “잠깐만요.” 그렇게 멀어진 거리만큼 지은이 다가왔다. 다가와서, 내내 주머니에 넣어둔 채로 꺼내 보지 않았던 휴대폰을 꺼내서 수현에게 내밀었다. 말이 없더라도, 이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고. 휴대폰에 시선을 준 수현의 눈썹이 가볍게 들썩였다. “번호 알려줘요. 수현 씨가 내게 바라는 게 없더라도.” 처음. 이 사람이 제 이름을 불렀다. 내내 차갑게 굴던 사람이 처음으로 부른 제 이름. 수현은 마른 침을 삼켰다. 어쩌면 완전한 남이 처음으로 제 이름을 부른 일이. 수현은 눈으로 얼굴을 보고 있을 때만 그릴 수 있는 지은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이 부른 제 이름이 좋았다. 꼬박 이틀을 차갑고 또 잔인하게 굴던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서, 수현은 이 작은 일을 기쁘게 여겼다. “내가 수현 씨에게 해주고 싶은 게 생각날 수도 있잖아요. 지금은 솔직히 생각 안 나. 근데 생각나면. 응. 내가 수현 씨에게 전하고 싶은 무언가가 생각나면.” 지은은 아직 수현이 받지 않은 제 휴대폰을 한 발자국 더 다가와서 수현에게 내밀었다. “그러면 연락할 수 있게. 번호 주세요.”